
2025년 5월, 무디스(Moody’s)는 마침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미 S&P는 2011년, 피치는 2023년 미국의 등급을 강등한 바 있었기에, 무디스의 조정은 ‘3대 신평사 중 마지막’ 조치였다.
무디스는 왜 그토록 오랫동안 최고 등급을 유지하다가 이제 와서 등급을 내린 걸까? 그 배경과 의미를 정리한다.
🕰️ 1. 무디스만 남았다… “신중한 마지막 보루”
무디스는 2023년 11월, 이미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조정하며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Aaa 등급을 유지했고, 그 사이 S&P와 피치는 한 발 먼저 등급을 내렸다.
이러한 차이는 무디스의 평소 보수적이면서도 신중한 평가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무디스는 그동안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 연준의 정책 능력 등 ‘구조적 강점’을 근거로 등급 유지 입장을 고수해왔다.
“단기적인 적자나 부채 증가만으로는 등급 조정 사유가 되지 않는다.”
– 무디스, 2023년 11월 공식 브리핑 中
📊 2. ‘수치의 경고’가 임계점을 넘다
그러나 수치가 무디스를 설득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재정 건전성은 하향 곡선을 그리며 명백한 구조적 위기로 전환되었다.
- 재정적자: GDP 대비 적자 규모 지속 확대
- 국가채무: 2024년 기준 GDP의 120% 수준
- 이자비용 증가: 의무지출 중 이자 비중 급등
무디스가 결정적으로 등급 하향을 단행한 계기는,
“의무적 지출(사회보장, 국방, 이자 등)이 **2024년 73% → 2035년 78%**로 증가할 것”
이라는 중장기 전망이다. 이는 정책적 재량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 3. 무디스가 가장 늦게 움직인 이유는?
① 시장 영향 고려한 ‘마지막 방패’
무디스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시장 친화적’인 신용평가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까지 유예한 것으로 분석된다.
② 국제 공조와 평가 ‘균형’ 유지
S&P와 피치가 이미 미국 등급을 낮춘 상황에서, 무디스마저 조정에 나서면
→ **"미국은 더 이상 AAA국이 아니다"**라는 전 세계적 인식이 굳어진다.
무디스는 이러한 구조적 전환점에 신호를 통제할 수 있는 '속도 조절자'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③ 국채시장 안정에 대한 우려
미국 국채는 글로벌 자산시장의 기축자산이다. 등급 조정은 국채 금리를 자극하고, 자산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 무디스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재정지표 흐름, 정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에야 등급을 조정한 것이다.
📉 4. 무디스의 하향, 단순한 숫자 조정보다 큰 의미
이번 결정은 단순한 등급 변화가 아니다. 무디스마저 미국을 ‘Aaa’로 보지 않는다는 상징적 변화이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미국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향후 다음과 같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 미국 정부의 차입비용 상승 (국채 금리 상승 압력)
-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 부담 가중
- 글로벌 자금의 미국 외 지역 분산 가능성 확대
- 달러화 약세 전환 가능성
- 투자자들의 ‘정치리스크’에 대한 프리미엄 요구 증가
✍️ 결론: 더 이상 ‘신뢰 프리패스’는 없다
무디스는 미국의 경제력과 제도적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재정위기와 정치 리스크가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등급을 조정했다.
이제 미국은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게서 최고등급을 상실한 국가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닌, 글로벌 질서 속 미국의 신뢰도 변화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 정리 요약
- 무디스는 끝까지 신중했지만, 수치와 추세가 등급 강등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 미국의 구조적 재정악화와 정치적 교착 상태가 핵심 요인.
- 무디스의 조정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한 ‘전략적 타이밍’이었다.
- 향후 미국 경제와 정치의 신뢰 회복 없이는 등급 회복도 어렵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