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2025년 5월 10일, 김문수 대선 후보를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던 시도가 전 당원 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졌던 후보 단일화 논의와 당내 비상대책위원회의 교체 시도는 결국 당원들의 선택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전개 요약: 교체 시도에서 부결까지
김문수 후보는 앞서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 5월 3일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으나, 당 지도부는 이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며, 김문수에게 후보직 양보를 요구해 왔다.
5월 8일, 양측은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인근에서 회동을 갖고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여론조사 방식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당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김문수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를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절차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5월 10일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1시간 동안 후보 등록 신청을 받는다는 이례적인 공고도 나왔다.
그러나 후보 교체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자, 국민의힘은 결국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ARS를 통한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해 찬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날 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며 후보 교체 시도가 무산되었음을 공식 발표했다.
당원 뜻은 “김문수 유지”
비록 구체적인 찬반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표 결과는 명백했다. 당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단행한 후보 교체 결정을 지지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김문수는 다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서의 자격을 회복했다. 비대위 체제가 사실상 당의 경선 결과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당원 기반에서 수용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덕수 측의 반응

교체가 무산된 직후, 한덕수 예비후보 측은 즉각 입장을 발표하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문수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길 바란다며 승복의 메시지를 전했고, “관심과 응원, 질책과 비판 모두에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향후 공식 기자회견 등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의미와 향후 전망
이번 사태는 단순한 후보 교체 실패를 넘어, 정당 내 절차적 민주주의와 지도부 권한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에서 향후 정치적 여진이 예상된다.
- 당헌·당규의 해석 논란
비상대책위원회가 제74조의2(대통령 후보자 선출 특례 조항)를 근거로 후보 교체를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로 전 당원의 의사를 무시한 ‘절차 우회’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 비대위 권한과 당내 민주주의 균형 문제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를 당내 회의나 긴급 공고로 뒤집으려 했다는 점에서, 비대위의 운영 방식과 권한 설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김문수 체제의 정당성 확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후보 자격을 회복함으로써, 김문수는 형식과 내용 양 측면에서 공식적인 정당 후보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향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 정통성 논란을 일정 부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덕수의 정치적 입지 변화
한덕수 전 권한대행은 자진 출마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명, 최종 부결까지 이어진 급격한 정치 여정을 마무리하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발언권을 이어갈지가 주목된다.
마무리
2025년 5월 10일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어서도, 그리고 한국 정당 정치사에도 이례적인 하루로 남게 되었다. 전 당원의 선택이 지도부의 결정을 뒤집은 사례로, 당내 민주주의가 마지막에 복원된 셈이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 주도의 절차 진행과 급박한 후보 등록 공고 등은 분명한 상처를 남겼다.
이번 사건은 단지 후보가 누구냐를 둘러싼 싸움이 아니라, 정당 운영의 원칙이 무엇이냐를 묻는 중대한 정치적 시험대였다. 그리고 그 해답은 당원들의 손으로 내려졌다.